내용 : 강원대 사학과 김홍삼 문학박사 2004년3월1일 강원일보에 기제한 내용임

제목 : 홍천용씨 시조 용 득의

 

원본내용으로 존칭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MBC 드라마 "무신" 내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므로 역사학적 근거로 본 내용이 더욱 정확할 것으로 사뢰됨.

 

<원본>

 

고려가 몽골항쟁을 수행하는데 크게 공헌한 용득의는 어려운 시대를  산  인물이다. 그는 고려사회가 무신난이라는 커다란 격동기를 맞아 진통을 겪던 때 태어났다.

벼슬길에 오를만한 나이인 고종 18년(1231)에는 몽골의 침입이 시작되어 그후 30년 동안 고려의 강산은 몽골군의 말발굽에 짓밟혀야 했다. 몽골과의 전쟁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원종 14년 (1273)의 일인데,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용득이는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이처럼 수난의 시대를 살았지만, 그는 정치가로서 고려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였다.

 

용득이는 경시에 널리 통하였던 것으로 보아 명문가에서 학문을 가까이 하면서 성장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태어났을 때는 최씨 무신정권의 시대였다.  의종 23년(1170) 정중부의 난으로 정권을 잡은 무신들은 많은 문신을 죽인뒤 여러차례 자기항쟁을 거쳤으며, 마침내 명종 26년(1196) 최충헌이 이의민을 죽이고 대두함으로 4대60년간 지속된 최씨무신 정권이 출범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용득의가 태어 났을 것인데,종래 문신중심.문벌위주의 고려 지배세력이 무신난을 계기로 숙청당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용득의 집안은 운좋게 무사 하였다.

 

무신난이후 고려사회전체가 격동하였고 이것이 농민. 노예의 신분해방운동으로 까지 번져서 여러차례의 반란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유학을 공부 하였다. 극심한 문신의 수난기는 지나갔다 하더라도 문신의 천하에서 유학을 공부하는것이 그리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 형편이었건만, 원래 총명하고. 침착.중후한 성품이었기 때문에 용득의의  수학은 남다른 바가 있었던 것이다.

 

이와같이 수업을 쌓은 그는 과거에 합격한 후 외직으로 나갔지만, 머지않아 중앙으로 들어 왔을 것이다.  무신정권시대라는 제한이 있기는 하였지만 그는 순탄하게 관료생활을 시작해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고종 18년 (1231)에 몽골이 고려를 침입하여 북방부터 유린하면서 남쪽으로 내려왔다. 물론 고려는 이와 맞서 싸웠고 몇 군데에서 분전하여 격퇴시키기도 하였지만, 석달 만에 몽골 군은 수도인 개경을 포위하고 항복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고려는 하는수 없이 어려운 조건을 수락하고 강화를 맺었으며, 곧 몽골군은 철수를 하였다. 하지만 많은 공물을 내용으로 하는 강화조건은 이행하기 힘든 것이었고, 몽골사신의 횡포도 심하였다.

 

결국 고려는 집권자 최우의 주도아래 강화도로 천도하고, 몽골과 항쟁할 방침을 굳혔다. 물론 용득의도 관료로서 가솔을 이끌고 강화도로 갔다. 이때 그는 젊은  나이였는데, 뒤에 고려가 개경으로 환도한 것은 38년 뒤의 일이므로 용득의는 관직생활을 거의 강화도에서 한 샘이다.

 

한편, 고려가 천도를 하고 항전의 태세를 갖추자 몽골은 고종 19년 (1232) 다시 침입해 왔다. 이때부터 고종 45년(1258)에 이르기 까지 약 30년간 몽골의 침입은 거의 열번에 걸쳐 단속적으로 계속되었다.

 

강도의 고려 조정은 최우의 주도 아래 전쟁을 이끌어가는 한편 몽골과의 교섭도 다시 진행시켰다.  고종 25년(1238)에는 사신을 몽골에 파견하여 철병을 교섭하였다.

 

이에 대해 몽골은 왕의 친조를 요구 하였다. 그러나 고려는 응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몽골은 출륙과 왕의 친조를 주장하였지만, 고려는 여러가지 구실을 달아 거부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모면 하였다. 이처럼 몽골과의  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최씨 무신정권의 완강한 항쟁태세에서 기인한바 컸다. 최우나 그의 아들 최항은 몽골과의 강화에 반대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속에서 용득의는 꾸준히 관료생활을 계속 하였고, 그의 지위도 높아져 고종 28년 (1241)에 영상에 까지 이르렀다.

 

지금껏 고려왕이 중국에 진조한 일도 없었고 잔악한 몽골의 진의도 의심스럽다고 여겨 대몽항쟁을 지지하였다. 그래서 세인들이 그의 임관된 우국충정의 단신지성은 모두 우러러 보았다.

 

특히 인간의 업은 고집멸도의 인연이라는 등 깊이 있게 불교를 이해한 용득의는 고종 23년(1236)부터 38년까지 16년 동안 6,778권에 총 경판 수 8만1,258권에 달하는 방대한 팔만대장경을 격판하는 불사를 지휘하였다.

 

대장경은 고려시대 백성들의 정신적 지주였으므로, 대장경 조성을 통하여 백성들에게 불교신앙에 의한 문화민족이라는 일체감을 조성하고  대몽항쟁을 고취시킬수 있었다.

 

주전론을 주장하던 최씨정권은 고종 45년 (1258) 대사성 유경과 별장 김준 등 문신과 무신의 연합세력에 의해 몰락하고, 왕정이 복고 되었다. 다음 해에 태자는 몽골에 입조하였다.

 

그후 원종5년(1264) 몽골은 왕의 친조를 요구하는 김준.용득의 등은 반대의 입장을 취하였다.  한편 김준은 원종과 사이가 나빠졌는데, 이때 임연이 그를 죽이고 정권을 전환하였다. 그러나 그는 등창이 나서 죽어 그의 아들 임유무가 권력을 장악 하였다. 결곡 원종은 몽골군을 끌어들여 임유무를 제거 시켰다. 이렇게 하여 무신정권시대는 완전히 끝났으며 이와 동시에  개경으로의 환도도 이루어졌다.

 

40년 만에 개경으로 환도한 고려는 확실히 평화를 되찾았지만  다시금  강력한 몽골의 영항 아래 놓이게 되었다. 고려 조정에서 항몽적인 세력이 제거되었고, 이러한 성향을 지녔던 용득의는  벼슬길에서 당당히 물러난다. 고려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난국을 수습하려다 그는 정치의 표면에서 살아졌던 것이다.

 

용득의는  원래 유학자 였다. 경학에 박통하였으며, 문장은 맑고 우아하였다. 그리하여 당대의 유종으로 존경을 받았다. 경학을 본령으로 하는 그의 유학세계는 치국을 위한 근본이념으로서 유학을 생각하는 것이였음에 틀림없다. 아직 주자학이 알려지지않은 상황에서 이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였다.  만년에 벼슬을 떠나 홍천의 산천과 벗하면서 경서와 춘추의 의리를 밝히고 시례를 강의하니 다사와 준재가 운집하였다.

 

특히 흥미있는 것은 그의 불교에 대한 관심이다. 벼슬에 있었을 때에 대장경 조판을 오랬동안 지휘하였으며, 물러나서는 홍천의 금학산 기슭에 용수사를 세워 중생에게 희망을 갖게 하였다. 아울러 용수사 근처에 불도들의  수련 도량으로 학서루도 창건하였다.

 

고려시대 유학자 집안 출신들이 불교를 좋아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용득이의 호불은 보다 깊은 연원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부를 배경으로 사원과 밀착되어 있던 고려 전기 귀족의 성향이 그에게도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그에게 불교는 생활 가까이에 있었으며, 인생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줄것으로 이해 되었을 것인데, 이에 대해 유학은 치세의 방법론으로 관렴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양자는 모순되지 않은  채 용득의의 세계 속에 공존하였던 것 같다.  따라서  그는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사회의 전형적인 귀족이요, 유학자였다고 말할수 있다.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