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득의(龍得義)는 홍천 용씨(洪川 龍氏)의 시조로 고려시대 몽고침입을 불력(佛力)으로 막아내려 했던 팔만대장경을 각판(刻板)하는 불사(佛事)를 지휘한 인물이다. 고려가 몽고지배를 받자 벼슬에서 물러난 후에는 홍천군 북방면에 용수사를 세워 불전전수와 불교전파에 여생을 바쳤다. 용득의는 원래 유학자였다. 경학(經學)에 박통했고 문장은 맑고 우아해 당대의 유종(儒宗)으로 존경받았다.

고려 고종때 문하시중… 홍천 용씨 시조
홍천 용수사 창건 불전 전수·불교 전파

용득의가 살았던 고려시대는 무신정권과 몽고침입으로 수난의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학을 치국의 근본이념으로 실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그는 명종 26년(1196) 최충헌이 이의민을 죽이고 최씨 무신정권이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격동기때 태어났고 무신정권하에서 문신중심·문벌위주의 지배세력들이 숙청당하는 상황에서 용득의 집안은 무사했다. 이는 용득의가 학문을 가까이 하면서 성장했고 경사(經史)에 통달하는 토양이 됐다.
　최씨 정권시절 농민·노예 신분해방운동 등 여러 차례 반란이 일어나는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꾸준히 유학을 공부했다.
　그는 과거에 합격한 후 외직으로 나갔지만 오래되지 않아 중앙으로 천거됐고 무신정권시대 문신의 제약은 있었지만 순탄하게 관료생활을 했다.
　고종 18년(1231)에는 몽골의 침입으로 30년동안 고려의 백성들이 몽골군의 말발굽에 짓밟혀야 하는 수난의 시대를 겪어야 했다.
　고려는 몽골군에 맞서 싸웠지만 3개월만에 항복에 가까운 조약을 맺어 몽골군이 철수했지만 몽골의 지나친 공물요구와 횡포가 심해 강화조건을 이행하기 힘들게 되자 고려는 최우의 주도아래 강화도로 천도했고 용득의는 가솔을 이끌고 강화도로 갔다.
　그후 고려는 38년이 지나 개경으로 환도했으니 용득의는 대부분의 관직생활을 강화도에서 보냈다.
　용득의는 희종때 시어사를 거쳐 고종 28년(1241) 문하시중에 올랐다. 그는 꾸준히 대몽항쟁을 주장했다.
　평소 불심이 깊었고 몽골의 침입을 불심으로 막아보려는 의미로 고종 23년(1236)부터 16년동안 6778권에 총 경판(經板)수 8만1258판에 달하는 방대한 팔만대장경을 각판하는 불사(佛事)를 총지휘했다.

　대장경을 통해 백성들에게 불교신앙에 의한 민족의 일체감을 조성하고 대몽항쟁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었다.
　주전론을 주장했던 최씨 정권은 고종 45년(1258) 몰락하고 왕정복귀로 태자가 몽골에 입조하고 개경 환도 등 고려가 몽골의 지배를 받자 항몽론자인 용득의는 벼슬에서 물러났다.
　용득의는 만년에 홍천으로 내려와 북방면 금학산 기슭에 용수사(龍遂寺)를 세웠고 인근에 불도들의 수련도량인 학서루(鶴棲樓)도 창건하는 등 불교와 경서(經書)등을 가르치다 원종14년(1273) 전후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용수사로 추정되는 사지(寺址)에는 고려시대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조선시대 와편(瓦片)과 백자편(白磁片)이 산재해 있다. 이는 화전민들이 밭으로 경작했다는 것과 조선 정조시대 중수됐다는 것, 그리고 50년이 지나지 않아 폐사(廢寺)지경에 처했다는 기록에 의하면 조선시대 유물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용득의는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부를 배경으로 사원과 밀착되어 있던 고려전기 귀족성향을 가진 유학자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에게 불교는 생활이고 호불(好佛)보다 깊은 연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후손인 홍천 용씨(洪川龍氏)는 남한에 1만5000여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려 전형적 귀족·유학자
선생 사료 구축사업 추진

　홍천 용씨의 시조인 용득의.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사회의 전형적인 귀족이며 유학자이다. 용득의는 경학(經學)에 박통했고 문장은 맑고 우아하여 유종(儒宗)으로 존경받았던 인물이다.
　용득의는 말년에 벼슬을 떠나 산천과 벗하였고 벼슬에 있으면서도 대장경 조판을 오랫동안 지휘했다.
　 현 홍천군 북방면 금학산 기슭에 용수사(龍遂寺)를 세워 중생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고 용수사 부근에 학서루(鶴棲樓)를 세워 불도들의 수련도량을 창건했다.
　하지만 현재 용득의에 대한 자료가 미흡, 자세한 자료는 홍천 용씨 종친회나 문헌상에서도 확인할 수 없어 이에 대한 사료연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홍천문화원은 지난해 홍천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을 통해 용수사에 대한 사료연구를 시작하여 그 근거를 일부 확인하는 등 조사 자료를 벌력문화 제18호에 게재했고 올해는 체계적 사료와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용수사와 학서루를 고려 희종때 시어사(侍御使) 용득의가 세웠다고 서술되어 있고 세보(世譜.1799)의 현판기(懸板記)에는 용씨가 세웠다는 기록이 있어 홍천의 세거씨족인 용씨와의 관계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용수사의 규모는 여지도서(與地圖書 1757~1765)에서 유일하게 22칸으로 기록한 것을 확인했고 조선후기인 18세기에 만들어진 홍천현읍지에 용수사가 거론되고 이후 홍천군읍지(1899)에 금폐(今廢)로 기록되는 등 다른 문헌에서는 용수사, 용수암으로 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천용씨 사당은 동면 덕치리에 소재되어 있으며 매년 음력 3월3일 시제를 올리고 있어 홍천문화원은 홍천용씨 종친회와 함께 용득의와 용수사, 학서루에 대한 자료 수집은 물론 자료를 구축하는 향토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홍천/권재혁 kwonjh@kado.net